후미코의 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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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코와 같은 <생김새>는 세상에 다소 있지만, 이렇게 단아하고 멋진 <발>은 지금껏 일찍이 본 적이 없습니다. 발등이 너무 평평하거나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가 너무 벌어져 그 틈새가 보이는 발은 추한 용모와 마찬가지로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자아냅니다. 그런데 후미코의 발등은 적당히 살이 붙어 있고, 발가락 다섯 개가 영어의 m자와 같은 형태로 착 달라붙어 치열처럼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습니다. 쌀떡을 발 모양에 맞춰 찍어 그 끝을 가위로 동강동강 자르면 바로 이런 발가락이 되겠구나 싶을 정도로 발가락들이 얌전히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발가락 하나하나를 떡 모양새에 비유한다면 그 끝에 붙어있는 귀여운 발톱들은 무엇에 비교하면 좋을까요? 바둑알을 늘어놓은 것 같다고 말하고 싶지만 실제로 바둑알보다 애교 있고 훨씬 오밀조밀합니다. 세공의 장인이 진주 자개를 얇고 가늘게 도려내 그 한 조각 한 조각 정성을 다해 간 다음 핀셋이나 그 무엇으로 살짝 끝을 집어 박는다면 아마도 이런 멋들어진 발톱이 완성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듯 아름다운 것을 대할 때마다 저는 새삼스레 조물주가 인간 한 명 한 명을 만드는 데 얼마나 불공평했는가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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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자키 준이치로, <후미코의 발> 19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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