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보전을 반대하는 경복궁 서촌 견해

스카라 극장을 기억하는가? 충무로에 위치했던 스카라 극장은 1935년에 지어진 극장이다. 30년대 모더니즘 건축 양식의 전형으로, 반원형 현관 부분이 도로 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독특한 모양새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당시에 제 기능을 하는 극장으로는 가장 오래된 극장에 속하지 않았나 싶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2005년 건물주는 갑작스럽게 스카라 극장을 철거해버렸다. 문화재로 지정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문화재로 지정이 된다면 당연히 재산권에 침해를 받게 된다. 건물외관을 변형하거나 멀티플렉스로 증축하기 어려워 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문화재 지정의 근거가 되는 건물을 아예 부숴버린 것이다.

 

1935년에 지어진 스카라 극장

사진을 보라. 당시에도 건물주가 워낙 무신경해서 그 근처가 참 지저분하긴지만, 깨끗하게 정비해 놓는다면 굉장히 멋진 건물이다. 한때 서울의 중심이었던 곳이고, ‘모던보이’들의 집합소였던 곳이었다. 잘만하면 30년대 풍의 독특하고 세련된 느낌을 낼 수도 있을 건물이다. 아마 그 일대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었을 테다. 그것도 새로 지은 흉내내기 건물이 아니라 ‘진짜 문화재’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 안그래도 ‘성냥갑 도시’라는 오명을 듣고 잇는 서울에서, 얼마 안남아 있는 ‘진짜’를, 그 가치도 모르는 사람들이 없애버린 것이다. 어쩜 저리도 무식한가.




나는 비슷한 다른 사례를 생각한다. 이번엔 극장같은 큰 건물이 아니라 경복궁 부근의 작은 한옥들이다. 이 한옥을 지키려고 적극적으로 매스컴에 나서는 전사(戰士)들은 오히려 외국인이다.  피터 바돌로뮤(잘 모른다면 이름을 클릭)나,데이비드 킬번(잘 모른다면 이름을 클릭)의 이야기를 한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은 감상적으로 바라보는 외부인이 아니라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다.

 

경복궁 서쪽 체부동에 걸린 현수막

서글픈 것은, 그 근처의 다른 ‘한국인’ 주민들은, 지역의 재개발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재개발은 아마도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아파트 나부랭이일 것이다. 길 맞은 편에 있는 ‘경희궁의 아침’, ‘스페이스 본’ 따위의 부동산 가격이 욕심 났을 것이다. 그들은 한옥이 ‘불량-노후’ 건축으로 분류되어 모두 철거되고, 그 자리에 번듯한 아파트가 들어서는 꿈을 꾸고 있는 모양이다. 자꾸 스카라 극장에서 느껴지는 한마디가 입속을 맴돈다. 어쩜 저리도 무식한가.

혹자는 말한다. 정부가 잘못이라고. 적절한 보상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이다.

글쎄, 만약 정부에 잘못이 있다면, 그 지역 주민들을 무식하게 만든 교육제도의 잘못일 테다. 아파트 값을 꿈꾸는 그 땅을 무슨 재주로 정부가 다 사들인단 말인가.

보상이나 인센티브에 대한 논의가 필요없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정부의 적절한 보상을 운운하기 전에, 그 지역의 진짜 가치를 지역 주민들이 깨닫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그 땅은 정부를 상대로 보상금을 삥뜯어내는 땅이 아니다. 경복궁 근처의 마을은, 전통문화와 생활이 어우러진 집합체, 박물관의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전통 가옥이 현대에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지역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유산이다. 더구나 한옥은 그 특성상 달랑 건물 한 채가 중요한게 아니라, 한옥들이 집단적으로 모여있는 '한옥 밀집군'이 중요하다. 서울에서 이걸 나중에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 남아있는 미약한 '한옥 밀집군'이라도 보전해야 옳지 않겠는가.

다행스럽게도 지난 3월 11일 ‘경복궁 서측 제1종지구단위계획안’이 수정 가결되었다. 그쪽 일대 한옥들의 증축, 보수가 제한된 것이다. 최소한 스카라 극장 꼴은 안나게 되었다.

물론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사실 그 한옥들은 이미 몇 년전에 비해 값이 폭등한 상태다. 단순히 재개발에 대한 기대 때문에 그랬던 것은 아니다. 한옥 자체에 대한 인기가 상승한 탓이다. 통의동 일대의 낡은 한옥이 지금은 평당 몇천만원씩 한다. 당장은 서촌 일대가 낙후되었고 남루하지만, 만약 그 쪽 전체가 세련되고 정갈한 한옥 마을로 변한다면 실제로 부동산 측면에서도 굉장한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한옥 밀집군'이 제대로 조성된다면 그 무형의 가치는 맞은 편의 아파트와는 비교할수도 없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이랴. 서울은 아마 새로운 ‘자랑거리’를 갖게 될 것이고, 관광명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우리의 전통가옥을 우리가 ‘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것을 일단 우리가 알아야 세계화도 할 수 있는 법 아닌가. 서촌의 한옥마을이 가져다줄 이득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다 떠나서, 그냥 상상해보자. 경복궁 근처의 한옥마을이 아름답지 않겠는가?

이런데도 그냥 서촌을 재개발해서 아파트 촌으로 만들자고 한다면, 그건 심지어 ‘지역 이기주의’라고 할 수도 없는 단순한 ‘무식’일 뿐이다.

체부동 골목길


덧글

  • 열심히 달리기 2010/03/23 10:28 # 삭제 답글

    그러게요.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런 성냥갑같은 건물보다 한옥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텐데요. 조심스러운 것은 그 주민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거겠지요.

    그 동네, 특히 서촌은 잘 몰라서 그러는데, 건너편 경희궁의 아침(?) 그런 것은 정말 큰 건물이어서, 서촌이 재개발 된다고 해도 허가도 나지도 않을 것 같은데..

    서울에 조금밖에 안 남은 궁 옆에다가 그렇게 거대한 건물을 지어서, 부동산 가격으로 돈을 챙기고 싶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문화를 우리가 지킬 수 있는 문화적 바탕이 하루빨리 많은 사람들이 골고루 나눠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냥 서촌이 한옥보존지구로 선택되서, 참 좋구라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사람들의 생각은 참 다양합니다. ^^;
  • 필로테스 2010/03/23 12:38 #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사회-문화적인 컨센서스가 마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 산사람 2010/03/23 11:00 # 삭제 답글

    거기 주변에 저도 살다가 이사왔는데요. 솔직히 살기 엄청 불편합니다. 거기다가 집 자체가 오래돼서 붕괴의 위험이 있는곳도 상당수 되고요. 한옥보존때문에 집값 안올라가고 고도제한에 걸려있기 때문에 개발한다고 해도 업체들도 꺼려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집값이나 땅값이 올랐다고 하는데 실제 거래는 안될꺼예요. 실제로 한옥촌을 만들고 싶으면 한옥마을로 개발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무조건 거기 사는 사람들한테 희생만 강요하기는 좀 무리인거 같습니다.
  • 필로테스 2010/03/23 12:32 #

    붕괴 위험이나 생활의 불편은 건물을 개조-보수해서 해소해야겠지요. 그런 것 까지 희생을 강요하진 않습니다. 다만 '한옥 보전'이라는 기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주민 모두가 공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보수하는 것과, 그냥 보수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 산사람 2010/03/23 13:42 # 삭제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지금이라도 사시는 집을 처분하시고 저곳으로 이사가시는게 어떨까요? 거기에 사시는 분들은 별로 애정이 없으신거 같으시니 호가대로 다 주시고 집사사셔셔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개조비용으로 보수나 수리해서 살아보세요. 애정이 있으신 필로테스분이 그곳에 거주를 해야 제대로 될거 같네요. 그쵸?
  • 필로테스 2010/03/23 16:13 #

    저도 이사가고 싶습니다. 제일 싼 체부동 한옥이 평당 2천만원 이상이라 이사를 못가는 것 뿐이지요. 돈만 있다면 당장 가서 보조금받고 보수해서 살겁니다. 한옥에 애정도 있으니 삶도 행복할테고요. 장기적으로는 아마 경제적인 이득도 굉장할겁니다.
  • 鷄르베로스 2010/03/23 11:02 # 답글

    저 골목길 ...
    ㅋ 어제도 저곳에 잠시 서있었는데 ... (당구장밑 공터?는 이미 고딩들 집단흡연장소로;;)

    말씀하시는 바는 100% 공감하고, 평소 저곳의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지역주민들의 천민자본주의(?)라고 바라보기도 좀 그렇죠?
    일단 살기 불편하죠 한옥 ..
    게다가 체부동 근처의 한옥은 저걸 과연 전통한옥이라고 부르기도 좀 뭣하고 ...

    가장 기본적인 문제부터 접근을 해야하니 오히려 더 복잡한 것 같습니다.
    암튼 글 잘 읽었습니다.
  • 필로테스 2010/03/23 12:34 #

    굳이 말하자면 '근현대 한옥'이라고 부르면 되려나요? 가치는 발견하고 부여하기 나름입니다. 지금이야 허술하지만 거리와 한옥들의 외관을 깨끗이 정비하면 나름대로의 정취가 있을것 같은데요. 이런게 다 문화의 계승이고 발전입니다.
  • 지나가다 2010/03/23 11:06 # 삭제 답글

    남기면 손해가 되는 제도의 문제겠죠.
  • 필로테스 2010/03/23 12:36 #

    제도도 제도지만, 사람들의 의식에 문화재를 존중하는 태도가 먼저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 神無月 2010/03/23 11:23 # 삭제 답글

    이런걸 국개라고들 하죠.
  • 멋진비유 2010/03/23 11:27 # 삭제

    살아보지않았음 말을 하지마~
    너같은 애들이 있어서 개싸움이 되는거야 ㅉㅉ
  • 후렌치파이 2010/03/23 11:55 # 삭제 답글

    흥미롭게 읽었습니다만, 주인장의 의견과는 조금 반대됩니다.

    저런 걸 단지 부동산 가격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저 부근 혹은 그에 준하는 지역에서 거주해보셨나요?

    정말 엄청 불편합니다.
    인프라는 낙후되었고, 골목은 좁고, 그렇다고 집이 살기 편한 것도 아니고,
    윗분도 말씀하셨지만 조금만 공간 있는 곳이면 무서운 학생들 있고.

    주인장의 재산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그걸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하고자 뜯어고치고 싶은데
    다른 사람이 그걸 못 하게 한다면 심기가 어떨까요?
    그렇다고 그걸 유지 관리하는 데에 있어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니구요.

    '무식'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기에서 길 건너편의 아파트를 바라보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도 헤아려봐야죠.
  • 필로테스 2010/03/23 12:44 #

    낙후된 저 상태 그대로 두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지요. 분명히 골목과 건물들을 정비해야될 것처럼 보이긴 합니다. 다만, 정비를 '한옥 보전'이라는 문화적인 공감대를 가지고 임해야한다는 의미지요. 주민들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해야 옳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스카라 극장이나 피맛길처럼 그냥 다 헐어버리고 콘크리트 빌딩을 짓는 식으로 재개발 하는 것을 많이 봐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꼴을 더 보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 동이 2010/03/23 12:00 # 삭제 답글

    그 동네에 외가댁이 있었기에 듣고 본 바가 많죠. 거기 한달이라도 살아보셨다면 이런 글 도저히 못쓰셨을 텐데, 겪어 보지 않은 이들 중에서는 이런 시각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남의 일이라고 너무 함부로 말씀하시는군요.
  • 티아메트 2010/03/23 12:55 # 답글

    전통수호는 배부른 사람들이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말이고 저사람들에겐 당장
    생활의 불편과 고통이 있지 않은가.

    성냥갑 도시라고 불리는 이 도시에서 문화재로서의 가치보다 자산으로서의 가치만
    생각하고 파괴하고, 재개발만 추구하는 것은 야만적인 일이 아닌가.


    -

    뭐 둘다 일리가 있으니 이런건 그저 끊임없이 조율 할 수 밖에요 =ㅂ=
  • 제라늄 2010/03/23 12:58 # 답글

    같은 지역은 아니지만 도시형한옥이 밀집되 있던 지역에 살았던 사람으로써, 지역민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안타깝군요. 결국엔 개발이 되었고, 집안 어른들은 개발을 원했지만 거기서 살고있던 저는 개발을 바라지 않았는데요. 불편하고, 낡고 그런것은 알지만 저는 제가 살았던 동네의 정취, 나의 집이라는 뿌리깊은 생각, 이런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사를 하긴 했지만 옛집을 찾았을때 그 뿌리조차 남아있지 않은걸 보고, 슬픔보다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다들, 뜨내기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이겠지요. 아쉽습니다. 경복궁 서촌이 결코 나쁜곳이 아닌데 지역민들이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을 보면요.
  • 제라늄 2010/03/23 13:00 # 답글

    그리고, 지역민들의 불편을 호소하는 내용은, 사실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개별주거단위로 집을 수리하거나 개축하는 것은, 한옥보호지구로 선정되면 오히려 지원금이 나오니깐요. 결국, 원하는 것은 지구단위의 재개발이라는 결론밖에 없습니다. 지구단위로 아파트를 신축하면 엄청난 차익이 날테니깐요. 그런 욕심이 없다면, 지원금을 통해 집을 수리해 쓰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 필로테스 2010/03/23 13:15 #

    기사를 보면 작년부터 한옥 개보수시 정부에서 보조금 6000만원에 융자 4000만원의 지원을 한다고 하는군요? 게다가 북촌같은 경우는 이미 한옥값이 평당 4000만원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한옥보전을 반대한다는것은,,, 말씀하신대로 지구단위 재개발이겠군요. 전부 밀어버리고 아파트 짓겠다는 거지요. 주민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참 안타깝네요.
  • 부침개 2010/03/23 13:41 # 삭제 답글

    이런 사안에 대해서 단순한 무식으로만 치부하는 관점이 아쉽습니다. 이곳에 사신분들이 몇년 살고 떠나시는 분은 거의 없읍니다. 저만해도 그동내에 25년정도 살았었거든요. 주변분들도 이사가셔도 동네에서 빙빙 돌기때문에 대부분 오래 사신 분들이구요. 한옥 살아보면 불편합니다. 그간 개발제약도 많아서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왔구요. 최근 북촌관련해서 한옥에 대한 인식이 좋아 진 점은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서촌쪽에 한번 둘러보는 정도로는 실상을 알 수 없읍니다. 골목 골목 깊숙히 들어가 봐 주세요. 20평 미만의 땅이 작은 집들이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10평정도의 집도 꽤 됩니다. 골목도 좁아서 화재시 대책없읍니다. 이런 곳에 한옥을 지으라는 겁니다. 신축하면 그나마 집이 줄게 됩니다. 여긴 민속촌이 아니고 사람이 실제로 생활하고 아이들 키우고 살아가야 하는 곳인데 이런식의 일률적인 제한이 자신에게 가해진다면 좋아할분 없을 겁니다. 그리고 골목 구석에 있는 다쓰러져가는 한옥집을 3000~4000 씩 주고 사는 바보도 없구요. 결국 서울시는 생색만 내고 주민들에게 책임만 떠넘긴 꼴이 되는 거죠. 이런 식의 개발을 할려면 서울시에서 앞장서서 나서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서울시에서 이렇게 발빼고 몇년 혹은 몇십년씩 지나가면 누구의 피해가 되겠읍니까
  • 필로테스 2010/03/23 16:10 #

    3~4천주고 사는 바보가 없긴요. 지금이야 다 쓰러져가는 한옥이지만, 그쪽에 한옥 밀집군이 제대로만 형성된다면 그보다 훨씬 높은 값이 형성될수도 있습니다. 서촌은 광화문과도 가깝고 지리적 조건이 아주 좋은 곳입니다. 주민 스스로가 그쪽 일대를 '시내와 가까운 깨끗한 한옥촌'으로 가꾸어 놓는다면 경제적으로도 훨씬 메리트가 있을텐데, 그걸 못보는게 안타깝네요.
  • 솔러브 2010/03/23 15:21 # 답글

    적어도 문화유산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한국은 결코 보수적이라고 말할 수가 없죠. 도시계획, 건축, 건설과 토목 분야에서의 한국의 위상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만 왜 그 능력을 이런 문제에서는 발휘하지 못하는 지에 대해서 언제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단순히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일부분으로서 사람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느냐가 우선이 되야 하는데 말입니다. 보상금을 아무리 많이 쥐어준들 편안하게 살 수 없다면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건 인지상정이겠지요.

    도시건축학자 테오도르 폴 김이 한 신문에 연재 중인 칼럼에서 봤던 한국의 도시, 토목에 대한 비판이 생각나서 괜히 기분이 가라앉네요.

    역사가 없는 도시는 혼이 없는 도시요. 혼이 없는 도시는 죽은 도시나 다름이 없으니 아무리 화려한 치장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오는 걸 선호하는 한국의 특성이 반영된 도시건축과 토목의 결과인가 싶어서 씁쓸합니다.
  • 2010/03/23 16: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프랑스와비교 2010/03/23 17:17 # 삭제 답글

    프랑스 파리 구 시가지와 비교를 해야죠. 수백년된 프랑스 파리 구 시가지... 개발만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에펠탑 바로 앞 전망 좋은 곳에서다가 몇십층짜리 빌딩/아파트짓고 살면 말입니다.

    그런데 그 파리 사람들은 정말 똑똑해서 관광도시가 될거라는걸 깨닫고 '자발적'으로 빌딩이랑 아파트를 안지은줄 아시면 큰 코 다치십니다...

    개인의 이기주의의 범주를 넘어서 사회/국가차원의 일을 개인에게 떠넘기는게 얼마나 유치하고 저열한짓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한가지 실험을 해보시면 됩니다. 이번에 월드컵 응원해야지요? 그런데 시청 옆에 있는 당신 집에 돈 한푼 안내고 멋대로 들어가 쉬고쉽다며 이불깔고 TV보며 응원하면 어떤 기분이 듭니까.
  • 프랑스와비교 2010/03/23 17:20 # 삭제 답글

    "이런데도 그냥 서촌을 재개발해서 아파트 촌으로 만들자고 한다면, 그건 심지어 ‘지역 이기주의’라고 할 수도 없는 단순한 ‘무식’일 뿐이다."

    개인의 당연한 이기주의를 대처할수 없는 정부의 무식함도 아니고, 당연히 발생할수밖에 없는 욕구를 무식이라 말하는건 그냥 무식한겁니다.

    문제지적은 좋으나 지적하는 곳을 잘못 지적한 글입니다. 마침 위에서 한옥집에서 사시는 분들의 리플이 달렸군요.
  • 필로테스 2010/03/23 17:28 #

    정부 이전에,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자국의 전통과 문화를 고려하는 문화적 풍토가 없다는걸 꼬집은거죠. 그 지역은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안목과 애정이 없으면 정부가 아니라 정부 할애비가 와도 딱히 뭘 할 방안이 없습니다. 그걸 그냥 '개인의 당연한 이기주의'라고 말해버리는 것도 잘못된 지적같습니다만...?
  • virustotal 2010/03/23 17:26 # 답글

    근데 목조건물이랑 석회질(시멘트)건물이랑 관리비 차이가 얼마나 나는줄 알아요

    우리 시골도 밀고 단추로 온돌 키고 끄는거 만든게 나무는 어디 주워오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석가래니 대들보는 최소한 10년에 한번 갈아없고 썩은거 처리해야 하는데
    돈도 안주고
    그냥 가만히 있고
    한옥으로 살아라 ㅋㅋㅋㅋㅋㅋㅋ

    왜 외국인이나 돈 많은 외국인교수 가 한옥이 좋다고 하는줄 알아요

    나무라 살기도 편하죠 하지만 돈이 많아야 관리하지


    수세식화장실 만들려고 하고 이거 할려고 저거할려고

    거기다 지진그다지 신경안쓰지만 목조에 내진설계할정도면 얼마나 돈을 퍼다 써야하고

    석회(시멘트)야 인부들에게 돈 알아서 잘 주고 좀 술도 주고 물 많이 안타게 십장들에게

    인심쓰면 좋게 나옵니다. 그리고

    원래 가격도 말도 안되게 가격 후리지 않는이상

    우리가 사는 세상은 구경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곳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는걸 기억했으면
  • etoile 2010/03/23 17:39 # 답글

    취지는 좋지만 그걸 지역주민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위에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무식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당연히 협상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이런 일이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낡은 한옥이 아니면 아파트라는 방식의 개발에 사람들이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한옥도 충분히 살기 좋게 개조할 수 있고, 좁은 골목도 편하고 안전하게 정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한옥이 아파트보다 더 높은 '경제적인' 가치를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방식의 설득 혹은 설명 혹은 연구를 통해 더 나은 방안,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협의해야지, 막무가내로 한옥을 보존하자고 하는 건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게 됩니다. 또한 이런 식으로 지역 주민의 의견에 반(反)하는 개발 방식은 주민들을 내쫓고 아파트를 짓는 방식 만큼이나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필로테스 2010/03/23 17:44 #

    한옥이 아파트보다 더 높은 가치- 경제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를 가질수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주민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니 답답한거지요. 일단 어떤 식이든 공론화 시키는게 우선아닐까요. 언젠가는 그런 문화적인 동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하면서요.
  • 우와... 2010/03/23 18:45 # 삭제 답글

    "지역은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안목과 애정이 없으면 정부가 아니라 정부 할애비가 와도 딱히 뭘 할 방안이 없습니다"

    필로테스님은 프랑스 파리 구시가지 - 고층빌딩이 없는 수백년된 건물들이 정말로 진심으로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안목과 애정 덕분에 허물지 않고 보존할수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문화적인 동의때문에 파리 교외시가지에는 우수수하게 고층빌딩을 짓는거고요?

    문화적이니 뭐니하면서 당장 현실을 무시하시지마세요. 바로 옆동네에서는 말밥주고 돈놀이하고 온수 펑펑쓰고있는데 그걸 하지 말라는건 집단이 약자에게 억지 부리는거 아닙니까.

    애초에 서울 한옥시가지가 허물리지 않는 사회적 합의와 지원이 있었다면 모를까,
    광화문 사거리엔 떡하니 수십층짜리 빌딩 세우는게 일반화된 세상에서 개인이 미쳤다고 썩은 한옥을 냅둡니까. 그걸 또 무식하다고 말하는건 대체 무슨 무식이고요. 지금 사회에서 말하는 무식은 당장 돈이 되는데 놀리는걸 무식하다고 하는겁니다.

    "우리에겐 지켜야하는 숭고한 이상이 있으니 너 혼자 희생해라,
    그러지 못하는가? 이 무식한놈!"

    이러는게 아니라요.
  • 드마 2010/03/23 18:45 # 삭제 답글

    답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재개발이 돈이 안 되어야지요.
    아파트 짓는거마다 족족 망하면 누가 저런 한옥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 짓습니까.
    보수하라고 정부에서 돈 지원해줘도 싫다고 밀어버리고 싶어하는데..
    20년 지나면 똥덩어리 되는 콘크리트 덩어리들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우와... 2010/03/23 18:49 # 삭제 답글

    그러니 이 글의 지적하는 포인트가 잘못되었다는 말입니다. 개인이 문화의식을 갖는 시민까지는 좋은데 지원도 방침도 제대로 못세운 정부를 까야지 그것도 아니고

    "겨울에도 냉수를 쓰도록 하고 썩어문드러지는 서까래 대들보도 놔두어라...
    정 싫으면 니 돈으로 하던가. 이를 거부한다면 넌 무식한 놈이다."

    이러는건 포인트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거 맞습니다.
  • 1113 2010/03/23 19:25 # 삭제 답글

    다만, 정부의 적절한 보상을 운운하기 전에, 그 지역의 진짜 가치를 지역 주민들이 깨닫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요부분이 제 ??????의 시발점이었던 것 같네요.
    글의 취지는 좋은데, 선깨달음(?) 후보상이라니 이 무슨...;;; 당연 자신의 재산권을 직접적으로 제한받는 시민들은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겠죠. 그러니 적절한 보상이 앞서고, 그 후에 시민에게 강제를 하는 수 밖에... 시민의식(?)따위는 정말 눈앞의 큰 자기 이익 앞에선 손톱의 때만도 못하죠. 인간인 이상 이런 이익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당연 극소수입니다.;; 그렇다고 전시민에게 도덕군자시민도만땅이 되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고...ㄱ=;
    게다가 아파트재개발에 비해 문화재 지정으로 인한 관광수익, 보조금, 집값상승(?)은 확실성도 떨어지고, 이익도 적죠.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ㄱ-
  • ... 2010/03/23 20:53 # 삭제 답글

    그냥 돈만 안 되는 게 아니라, 계속 살아야 하는데 생활도 불편하고 뭐만 하려면 행정청에 허가도 계속 받아야 하고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는 데 드는 제반 비용은 본인이 물어야 하고........
    이런 상황에서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생각하며 기꺼이 부담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지구상에 있으면 예를 좀 들어주시죠.
  • 필로테스 2010/03/24 00:43 #

    예는 이미 본문에 들었습니다. 피터 바돌로뮤와 데이비드 킬번입니다. 남의 나라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것은 물론, 매스컴과 상대하고 재개발 인부와 실랑이 하다가 실명까지 했지요. 이렇게 가까운 예를 들어도 못보는 건가요?
  • ... 2010/03/24 02:20 # 삭제

    애초에 한옥이 너무 좋아서 들어온 사람들하고 자기가 사는 집이 우연히 한옥이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하고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곤란하죠.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취향이나 기호는 어디까지나 스스로 생기는 거지 강요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더군다나 '무식' 운운은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무시하시는 발언입니다.
  • 필로테스 2010/03/24 11:31 #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한옥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애초에 '한옥이 너무 좋아서 들어온 외국인'보다 애정이 없다는게 당연한 건가요? 물론 개인의 기호야 자유겠지만, 그 기호가 말해주는 한국사회의 척박한 단면이 씁쓸해서 그럽니다. 거기 주민들이 단지 우연히 한옥의 소유자가 되었을 뿐, 기회만 된다면 다 부숴버리고 아파트를 짓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쓴소리 한마디 해주고 싶네요.
  • 아레스실버 2010/03/23 21:24 # 답글

    공감합니다.
  • 아조레스 2010/03/24 10:02 # 삭제 답글

    정부나 서울시에서 한옥을 보존하고픈 의지가 진정으로 있다면 최소한 한옥들 골목길에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전깃줄 전봇대라도 지중화 해주는 정도의 노력이라도 하고 주민들 설득해야한다고 봅니다. 나도 저골목 매일 지나다니고 이웃들중에 저기 한옥 사는 사람들 많지만 그사람들 심정은 거기 살아보지 않고는 모르겠지요. 과부가 아닌 사람이 과부 심정을 어찌 알겠습니까. 일방적으로 그사람들 무식하다고 매도하는거 보기좋지 않네요.
  • 필로테스 2010/03/24 11:25 #

    '전선 지중화'는 옳은 말입니다. 거기가 한옥 마을이 되려면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생활의 불편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주민들은 '전선을 지중화하라'던가, 혹은 '정부안을 현실적으로 수정하라'던가 하는게 되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무턱대고 '한옥보전을 금지한다' '아파트를 원한다' 따위의 주장을 하면서 자꾸 생활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애당초 한옥마을 조성의 의지 자체가 주민들에게 없다는 소리밖에 더 되겠습니까?

    설득을 제대로 못한 정부도 정부지만, 저는 그보다도 주민들의 무심함이 더 안타까운 겁니다.
  • 이곡동 2010/03/24 12:43 # 삭제 답글

    시비를 거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 동네 한옥이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한옥인가요? 개량형 도시 한옥같은데요.
    개 량형 도시 한옥은 굳이 지구로 보존할만큼 의의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냥 '한옥이니까 보존하자'는 공무원 마인드(?)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떤 한옥이냐가 문제고 사는 사람이 좋아하는 집인가를 먼저 고려해야한다고 봅니다.

    저도 어릴때 저런 집에서 살아봤지만 2010년 시점에선 굉장히 불편합니다.
    특히 주부의 입장에서는 너무 불편합니다.. 주차는 물론이고.

    우리 한옥은 근대화하면서 제대로 된 도시형 한옥 모델이 안나왔습니다.
    식민지를 안겪었다면 혹시 전통을 계승한 모델이 나왔을지모르겠지만 그냥 단절되어
    버렸습니다.

    저건 살기에 불편한 집입니다. 도시사정에 맞게 연탄 땔수있게(초창기)
    방높이가 낮아지고 섬돌을 타일로 발랐다뿐이지 별로 개량된 형태가 아닙니다.

    기존 한옥을 개량할려면
    동선부터 주부의 불편을 최소화하거나 , 방음문제를 현대적으로 해결한 모델이나
    밀집환경에 맞게 2층을 올리거나, 입구는 점포, 그 안쪽은 주거(아님 1층 상점, 2층 주거)식으로 개량 등등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대중적인 모델은 전혀 없죠.

    일종의 실패한 과거 모델을 지금 사람들에게 '보존'하라는 건 좀 무리라고 봅니다.
  • 이곡동 2010/03/24 13:13 # 삭제 답글

    그리고 이건 확실치는 않는데요. 2층 한옥을 만들면 인정안해준다고 하더군요.
    거의 남은게 없지만 특히 입식 주거 시절에는 2층 한옥은 있었습니다.
    온돌이 보편화된 조선시대 건물에도 2층 주택이 있습니다.
    덕수궁의 석어당을 보면 1층은 보통 한옥이고 계단 올라가보면 2층이 마루입니다.

    요즘 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시기에 애들방,다락방으로 2층은 딱 좋죠.

    게다가 2층에 구들장을 올릴수 없었던 조선시대도 아니고, 2층 한옥이 없던것도 아닌데
    3층이든 4층이든 충분히 온돌까는 지금에 조선시대 말기를 기준으로 '이게 전통'이라면
    무리죠.

    기와도 그렇습니다.
    전통식으로 무거운 암수기와만 허락하지말고 일본식이든 개량형이든 평기와만으로도
    얹을수 있게 해야 보기에도 현대적일텐데 '원래 전통 한옥은 이런 것'이라고 딱 선을
    그어놓기때문에 집은 작은데 위의 기와는 큰 사찰의 기와처럼 무거워서
    동네 전체가 괴이하게 보이고 슬럼가처럼 보입니다.

    마당, 담이 있고 각 건물이 여유있게 떨어진 양반동네라면 몰라도
    밀집한 지역의 단층 한옥에 암수기와를 올리면 괴이하게 보일수밖에 없습니다.

    2층도 가능하고 평기와만을 쓸 수 있어야 비로소 보존가치가 있는 주택지구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그저 '낡았지만 전통을 위해 그냥 살아아, 돈 지원해줄께'
    이것뿐이라고 봅니다. 지나가는 관광객을 위해서요.
  • 필로테스 2010/03/24 16:19 #

    그렇다면 주민들은 '정부안을 수정해서 현실화 하라'고 주장해야 할 일이지요. 좀더 현대적이고 편의적인 한옥을 지을수 있도록 말입니다. 말씀하신 이유 때문에 한옥 마을을 밀어버리고 아파트를 짓는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주민들이 한옥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면, 정부와 조율해서 관련 규정을 수정하고 현대에도 손색없는 한옥마을을 만들어야 되는거 아닙니까? 지금처럼 무턱대고 한옥보전을 반대하고, 아파트 재개발을 요구하는 걸 보면 그냥 안타까울 뿐입니다.
  • 이곡동 2010/03/25 00:35 # 삭제 답글

    저게 누구의 생가나 근대건축물이라면 문화재 보존의 명분으로 여론을 만들어 압박할수
    잇습니다.

    하지만 저기는 사람이 살아가는 집입니다. 집은 편안하게 사는게 최우선입니다.
    사당도 향교도 종택도 아닌 집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현대인들이 만족할만한 현대식 한옥 모델을 만들어 권유하는
    것입니다. 개량하든 새로짓든 수십수백채가 함께 있어도 살기좋고 보기좋은
    주택 모델을 만들어 제시하는것이죠.

    하지만 2010년 시점에서 한국에서 제대로 된 현대식 '도시형' 한옥 모델은 없습니다.
    서양이나 일본에서는 전통주택을 계승한 도시형 주택이 있어서 우리처럼
    굳이 전통을 보존하자고 켐페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거의 경우)

    하지만 울나라는
    한옥-(단절)-이층양옥입니다. 우리는 이런 도시형 모델이 전혀 없습니다. 전혀요.

    예술가나 애호가들이 불편한 한옥을 일부 개량해서 살아가지만 그건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고 많은 추가비용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저건 대중의 주택이고 뭐 하나 보수할때 일본처럼 목수직업이 있어서
    일반인들이 쉽고 저렴하게 AS 받을 루트도 적습니다.
    울나라에서 목수란 직업은 이미 아파트 지을때 거푸집 짜는 사람으로 변해버렸고요

    혹시 구경꾼 입장에서, 문화재 가치를 소중히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감수하고 도덕적으로 문화유산을 보존해라'고 요구하는건
    아닐까요? 한옥이 없어서 너무 아쉽다. 정든 풍경을 보존하고 싶다는 건 손님의 입장입니다.

    근데 실제 주인,거주자의 입장에서 불편하다, 개량도 힘든 집, 더 나은 모델도 없는 집이라면
    그건 나쁜 집이죠. 아무도 저 사람들에게 불편한 집에서 살라고 문화적으로 도덕적으로
    요구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런 도시형 개량한옥은 건축사적으로도 가치가 떨어지는 집입니다.
  • 필로테스 2010/03/25 11:48 #

    도시형 모델은 하늘에서 떨어집니까? 가만히 있으면 누가 선물해 주는건가요? 정부가 도시형 모델을 제시하지 않았으니까 정부책임이라는 겁니까?

    정책적 지원이면 몰라도, 새로운 한옥 모델을 설정하는건 정부가 할일도 아니고 해서도 안됩니다. 민간에서 하는거죠. 그게 바로 한옥의 계승이고 보전입니다. 건축학자, 민속학자도 필요할테지만, 제일 중요한건 주민들의 의지죠. 그간 도시형 모델이 없었다면, 이번 한옥지구건정을 계기로 도시형 모델을 시도해봐야 하는것 아닙니까. 그렇게 하라고 정부에서 1억에 달하는 지원금도 주는거고요.

    자꾸 건축학적 가치가 없다고 하시는데, 아무리 남루해도 저런 형태가 도시에서 사람이 살고있는 한옥 밀집군 마지막 세대입니다. 이걸 없애느냐 계속 남기느냐의 기로에 서 있지요. 딱히 무슨 종가나 큰 건축물만 문화재가 아닙니다. 저걸 정비된 새로운 한옥으로 거듭나게 해야 그 명맥이 계속 이어지는거지요. 그 명맥이 바로 아주 큰 무형의 자산입니다.

    한국은 목수가 없니, 한옥 주거의 전통이 단절되었니 하는 것은 그냥 저쪽을 다 밀고 아파트 짓자는 소리밖에 안됩니다.
  • ㅇㅇ 2010/03/31 08:17 # 삭제 답글

    체부동 주민인데요.

    겉에서 보면서 한옥사랑인지 뭔지 가식적인 멘트 집어치우시구요.

    당장 와서 1년만 살아보시죠. 진짜 어이가 없어서 1억 보상해주면 뭐 어쩌라구요

    1억 지원금으로 얼마나 고칠 수 있다고 보나요? 서울 한복판에 있는 한옥들을?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공사도 힘듭니다.

    진짜 살아보지도 않고 하루 이틀 방문해서 아 평상시 못 느꼈던 운치..아 좋다..

    이딴 느낌 받아서 뭐 보존이니 뭐니 그딴 말 하지 마시라구요.

    당신 아파트 살죠?
  • ㅇㅇ 2010/03/31 08:19 # 삭제 답글

    그리고 한옥 구분을 잘 못하시나본데

    기와만 한옥이라고 해서 한옥이 아닙니다.

    아 참 재밌는 분이시네요 ㅋㅋㅋ 저도 강남 살다가잘못된 판단으로 이곳에와서

    생고생하고 있는데 아무튼 당신이 처해진 상황이 아니라고

    마지막 한옥이니 보존해야한다. 이딴 말 집어치라구요 알겠죠 ^^
  • 필로테스 2010/03/31 17:44 #

    말하는걸 보니 체부동 주민답네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ㅋㅋㅋ
  • ㅇㅇ 2010/04/06 08:19 # 삭제 답글

    저 역시 여러가지 의미에서 님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ㅋ

    공부 좀 더 하고 오시길

    한옥이 뭔지를요 ^^;;; 어이가 없어서 ㅋㅋ
  • 나그네 2010/04/10 14:54 # 삭제 답글

    필로테스님은 서촌(체부동)주민들의 진정으로 무엇을 바라는지 모르시는 거 같습니다.

    필로테스님의 댓글 내용을 보면
    "한옥의 계승은 주민이 이행해야 하고, 그렇게 하라고 정부에서 1억에 달하는 지원금도 주는거"라고 이야기 하셨는데..

    현실을 자세히 파악을 못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거 같은데요.

    주민들은 일방적으로 아파트만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존할 가치가 있는 한옥과 같이 새로운 주거 형태를 원하는 겁니다.
    주민들은 예전부터 보존 가치가 있는 한옥은 보존을 하겠다고 여러차례 서울시에 건의 했었죠.
    다만 낡은 한옥 및 보존 가치가 없는 한옥은 재개발을 하자고 했구요, 지금 체부동 일대는 한옥보다는 빌라가 많습니다.
    그래서 서촌이라고 방문해 보면 조금 모양이 우습 습니다
    주민은 한옥 계승을 모두 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가치가 있는 한옥만 계승하고, 보존가치가 없는 나머지는 빌라 및 노후 한옥은 신축으로
    한옥과 조화를 이루겠다는 의견입니다.

    두번째 "정부에서 1억원 지원"부분 인데요

    체부동 주민들은 대부분 부자들이 아닙니다

    한옥 한채 리모델링 개량하는데 돈이 얼마나 많이 소요되는지 아시죠?
    실제 서울시에서 8천 지원 해주는데, 실제 비용은 보조금액보다 4배 이상 소요 됩니다.

    서울시에서 8천만원 지원 받을려면 주민들이 8천만원 보다 4배 이상의 금액 공사를 해야 서울시에서 지원 합니다.
    그리고 달랑 노후된 한옥 집한 두채 한옥 리모델링 하면 서촌이 아름다워 지나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전기줄, 한옥사이에있는 빌라, 좁은 골목길, 시멘트 벽, 마치 금방쓰러질듯한 지붕들은 다 어쩌구요!

    지금 체부동 일대는 낡은 노후주택, 좁은 골목길, 주차는 엄두도 생각 못하구요,
    사생활 침해 등등 한마디로 종합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합니다.
    단순 한옥 리모델링 하는 차원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새로운 주거형태에 대해 서울시와 많이 논의 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구요.
    새로운 주거 형태는 한옥 형태의 아파트, 한옥타운, 한옥 타운 하우스 등이 복합적으로 아마도 대안이 될수 있겠지요...

    문제는 공사금액인데, 주민이나 서울시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재개발을 통해
    주민이나 서울시가 서로서로 WinWin할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문화재를 보존 하자는 취지는 공감하나, 피상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서촌 주민들에 대한 폄하 발언은 자제해 주세요

  • 필로테스 2010/04/16 14:07 #

    '체부동은 한옥보전을 반대한다'
    '체부동은 아파트를 원한다'

    제가 본 현수막들입니다. 제가 체부동 주민들의 속뜻을 오해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주거 편의는 여러번 이야기 했듯이 더 논의해야할 문제입니다. 그걸 무시하자는게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빌미로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다면, 그건 굉장히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omal 2010/04/16 00:21 # 삭제 답글

    몇십년 살다 신도시로 나온 사람입니다. 예전 아픈 기억들로 인해 근처도 잘 가고싶지는 않은데 청와대 한놈만을 위해서 그 많은 사람들을 그동안 희생시켰으면 됐지 개발못한지 50년도 넘었는데 또 무슨 지정을 해서 개발을 제한한다고 하는지.. 나라가 개인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하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근무할때 보던 곳과 제가 살아오던 곳하고 비교가 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거기는 문화재가 아니라 빈민가 슬럼입니다. 정부정책에 희생양이 된거죠. 개발이 안된 도시 slum이 아니라 개발이 제한 되어서 slum이 된거죠.
    직장인들중에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이사오시는 분들 있다면 인생의 중대한 실수를 하시는 걸수도 있습니다. 2000년도에 1900초의 삶으로 계속 사셔야 할겁니다.
  • 필로테스 2010/04/16 14:14 #

    그동안의 개발제한이 저 지역을 슬럼으로 만든면이 있겠지요. 어디 저곳뿐이겠습니까? 서울의 수많은 다른 지역들도 비슷한 곳이 많습니다. 저 역시 어릴적엔 그린벨트에 묶인 개발제한지역에서 살았었고요.
    제가 말하는건 개발을 아예 하지 말자는게 아닙니다. 다만 무조건 밀어버리고 아파트를 짓는 형태가 아니라, 경복궁 서촌이라는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한옥의 형태를 유지하자는 겁니다. 전선 지중화라던지 골목 넓히기라던지 모두 해야겠죠.
    다만 주민들이 자꾸 아파트만을 바라보면서 한옥보전을 반대한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운겁니다.
  • 2010/06/23 12:1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pqb 2011/02/02 13:57 # 삭제 답글

    작성된 지 꽤 된 글이지만 덧글 남기겠습니다.
    아파트를 고집하는 것이 무식한 것이라면 무조건 우리갓을 보존하기 위해서 한옥만 요구하는 것도 무식한 것이라고 봅니다.
    뭐 한옥이 좋은점도 있겠지만 워낙 불편해서 말이죠.
    요즘 한옥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한옥보다 아파트가 훨씬 편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기도 하죠.
    거기서 직접 살지도 않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하면서까지 한옥보존을 한다면 좀 빨리빨리 해야죠.
    2013년 말부터 시공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재개발도 마찬가지이기는 하겠지만 주민들에게 불편함을 준다면 그만한 대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닉네임 2011/02/04 22:00 # 삭제 답글

    제가 알기로는 체부동 등은 아직 시공게획이 전혀 잡혀있지않다는군요. 그리고 우리은행 쪽을 주차장으로 한다는데 우리은행이 그걸 받아들일지 의문입니다. 우리은행은 그러기 싫어서 리모델링까지 하고있는 것 같은데 과연 한옥마을이 조성되기는 할까요?
  • 필운동 20년 2011/02/17 07:04 # 삭제 답글

    화가나는 글입니다.
    필운동에 20여년을 살앗읍니다.
    그동네에 제대로된 한옥 거의 없읍니다.
    현실이 그런데 한옥보존은 말도안되는
    이야기입니다.
    한옥보존을 지역주민이 돈들여서 해라.
    웃기는 이야기고 제대로된 판단이 되지 않앗다고 봅니다.
    만약 그런방향이면 서울시에서 수용해서
    한옥을 만들든지 해야합니다.

    한옥으로 개보수할 수 있는 집 몇없고
    그 비용도 작지않습니다.

    현실은 전혀그렇지 않습니다.

    막연한 한옥 문화
    답답하고 웃기고 어리석은 이야기라 느껴집니다.

  • dsksdjlv 2011/03/13 10:09 # 삭제 답글

    그 서촌 한옥마을의 주민들은 한옥보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그 한옥 보존으로 인해 그곳 주민들은 얼마나 엄청난 재산권 피해를 입는지 아십니까?
    물론 한옥이 깔끔하게 정리되면 아파트만한 가치가 있기는 하겠지만 그것은 또 주민들이 돈 내서 하라는 것입니다. 정부가 6000만원 지원해준다고 나머지 2억 4000은 뭘로 합니까?
    체부동,필운동 등 한옥보존 대상인 마을 주민들은 돈이 남아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주민들이 무식한 것이 아닙니다. 정부가 뭘 모르는 것입니다.
  • 4 2011/07/18 14:14 # 삭제 답글

    그쪽 가보니까 완전히 판자촌이던데.
    개발을 않하면 큰일날 것 같던데요.
  • as 2011/07/18 23:28 # 삭제 답글

    필로테스님은 경복궁 서촌이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 생활이 어우러진
    집합체라고 하셨는데 서촌 한옥이 개량한옥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말을
    같이 하는지 의심스럽네요.

    도대체 서촌 한옥이 무슨 가치가 있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하면 웬만한 달동네니 하는 것들도 다 보존해야지요.

    그래도 가치가 있으니 보존해야 한다면,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것 아닌지요.
    조금 억지지만 나라의 궁궐이 훼손되면 나라가 고쳐주듯이,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 생활이 어우러진 집합체이고 하나의 커뮤니티인데도 불구하고 낡아빠진 서촌도 나라가 모두 고쳐주어야지요.
    그렇게 하지도 못하면서 제한만 하는건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 낙타 2015/02/09 06:10 # 삭제 답글

    그렇게 남의 무식을 탓할 정도로 안 무식하신 분이, 왜 저런 문화재의 가치를 진작에 못 알아보고 2천년 들어 부동산 가치가 뛰기 전에 조심스럽게 정부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하나씩 사들이는, 신중하고 유식하고 고상한 방법을 사용하지 못한 관련 부처의 나태와 무식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하실까요? 관련 부처 직원들은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이 자기 직업이자 전문 분야이고 국가로부터 봉급을 받는 이유이지만, 저기 사는 주민들의 대부분은 전혀 다른 직업과 분야에 하루 종일 신경을 써야 하는 생활인들입니다. 문화재와 관련된 무식을 탓하시려면 절대 무식하고 나태해서는 안 되는 관련 부처 직원들을 먼저 탓하세요. 남의 재산권에 왈가왈부하지 마시고요. "좋은 것이 내 것이 아닐 때는 일단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게 낫다"는 식의 유년기식 집단적 약탈 논리에서 얼른 벗어나시고요.
  • 낙타 2015/02/09 06:30 # 삭제 답글

    에콰도르 과야킬에 라스뻬냐스(Las Peñas)라고 비슷한 보존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그 지역 주민들이 문화의식이 높고 안 무식해서가 아니라, 관계 정부 부처와 거기 안 사는 다른 에콰도르 납세자들의 안목과 의식 수준 덕분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거기 사는 주민들만 탓하는 자세로는 백만년이 지나도 진전이 없을 껍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