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아 감상

 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랑스러운 추억이 하나 있다. 그것은 리지아의 모습이다. 키가 크고 다소 늘씬한 느낌을 주었지만 말년에는 오히려 말랐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녀의 기품, 조용한 몸짓의 자연스러움, 경쾌한 발걸음 등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림자처럼 다가와서 그림자처럼 사라졌다. 문을 꼭 닫아둔 서재 안으로 그녀가 들어와도 나는 그것을 깨달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며, 그녀가 대리석 같은 손을 내 어깨에 올리며 그 낮고 감미로운 음악같은 목소리로 속삭이기 시작해야 비로소 그녀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얼굴의 아름다움에 관해서라면 그녀보다 뛰어난 아가씨는 없었다. 그것은 마치 아편에 취해 꾸는 꿈속의 빛줄기 같은 반짝임-델로스 아가씨들의 꿈꾸는 영혼속을 오가는 환상보다도 더욱 아련하고 신비하여 영혼까지도 숭고해 질 것만 같은 용모였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잘못된 숭배를 가르치는 이교도들의 예술작품처럼 전형적인 균형미를 갖추고 있지는 않았다. '최고의 미는 어딘가에 균형을 깨는 기이한 점을 가지고 있다.'고 베이컨이 미의 모든 형태와 장르에 대해서 아주 적절한 표현을 했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미는 전형적인 균형미와는 다른 것이었다. -또한 그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최고의' 아름다움이었기에 어딘가에 '기이한 점'이 있을 터였지만, 막상 그 불균형을 찾으려 하면 그것은 보이지 않았으며, 그 '기이한 점'의 원인이 될 만한 곳을 찾아보아도 확실하게 그것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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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가 앨런 포, <리지아> 183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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