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와다, 젓갈 일상


고노와다는 해삼 내장으로 만든 일본식 젓갈이다. 해삼에서 내장만 뽑아서 소금과 청주로 숙성시킨 거라고 한다.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게 맛이 아주 기가 막히다. 입에 넣으면 해산물 특유의 비릿한 풍미가 풍부하게 느껴진다. 건더기라고 할 건 따로 없고, 저렇게 계란 노른자처럼 끈적한 상태로 나오는데 이 자체도 무척 맛있다.
사진은 이태원의 '문타로'. 나는 여기에 가면 와다를 꼭 주문한다. 와다에 참기름이 살짝 들어가고 파와 무순이 올라갔다. 여기선 이것 말고도 일본식 젓갈들을 몇종류 판다. 카니미소(게 내장), 우니(성게알) 등등 전부 맛있다. 조그만 종지에 맛만 볼정도로 나오는데, 하나에 3000원 씩이다.

와다는 그냥 먹어도 맛있기만, 회에 찍어먹기도 한다. 사진은 홍대 '갯놈'인데, 광어회(히라메)를 채썰어서 와다에 넣었다. 굉장히 맛있다. 도미 같은 것도 와다에 찍어먹기도 한다. 흰살 생선회의 보들보들한 식감과 고소한 지방질이 와다의 향기와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다.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일본 보다는 한국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한다. 훌륭한 술안주다.


이쯤되서 느낀 것은, '해산물을 이용한 젓갈이 어디 일본에만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어리굴젓, 명란젓, 토하젓, 황석어젓, 가자미 식해 등등 여럿이다. 별다른 응용도 필요 없고, 그냥 이 젓갈들에 참기름만 좀 섞어서 먹어도 아주 훌륭한 술안주가 될 거라고 본다. 젓갈이 너무 맵고 짜다면 술안주임을 감안해서 좀 덜 짜고 덜 맵게 만들거나, 혹은 내놓기 전에 살짝 씻어내면 될일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한국의 젓갈을 술안주로 내놓는 곳은 단 한군데도 본 적이 없다. 어설픈 두루치기, 볶음안주를 2만원씩 받아먹는 체인점 술집만 한가득이다. 그런 안주는 괜히 양만 많아서 음식물 쓰레기만 나오는데다가, 찬찬히 술먹는 재미를 느낄만한 안주도 아니다. 이래서 나는 '꼬치'나 '일품요리'를 파는 일본식 이자까야를 가게 된다. 아마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이자까야가 끊임 없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합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이 적고 풍미가 강한 젓갈이나 나물류가 안주로 나오는 한국식 술집이 있다면 얼마나 합리적이고 좋을까.

해삼 내장을 빼는 모습이다. 얼마전 '마른 굴비'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저 마른 굴비의 알만 모아서 안주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들 굴비를 통째로 먹지, 알만 빼서 안주를 만들 생각은 못하는 모양이다. '간장 게장'의 살을 모아서 안주로 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풍미가 좋은 젓갈, 나물, 굴비 알 등의 안주를 정갈하고 맛있게 만들어서 종지에 담아 내놓는 한국식 술집이 좀 생겼으면 좋겠다.

안 생긴다면 내가 만들어야지 뭐...






덧글

  • 카이º 2010/06/05 21:12 # 답글

    와다는 정말 맛있어요 ㅠㅠ

    그 귀한거!!!
  • 필로테스 2010/06/05 22:39 #

    맛있죠... 요새는 파는 곳도 제법 많아졌어요
  • 미소 2015/11/10 03:16 # 삭제 답글

    한국에도 어란젓이라고 있지 않나요?
  • 미소 2015/11/10 03:16 # 삭제 답글

    한국에도 어란젓이라고 있지 않나요?
  • 미소 2015/11/10 03:16 # 삭제 답글

    한국에도 어란젓이라고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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