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가이드 3 - 배다리 막걸리 막걸리가이드


이름: 생 배다리 막걸리
종류: 생막걸리
알콜도수: 7도
누룩: 개량누룩
주재료: 쌀 100% (미국산)
양조장: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배다리 술도가


배다리 막걸리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언급한 적 있습니다. 몇달 전에 이곳 양조장에 딸린 술 박물관을 돌아보러 갔었지요. 배다리 술도가는 4대째 내려오는 막걸리 명가입니다. 역사도 자부심도 충만한 곳입니다. 양조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예전 포스팅을 보시는게 좋을 겁니다. (클릭)

전통 유지 뿐만이 아니라, 발전의 의지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얼마전에는 배다리 술도가에서 선인장으로 만든 천년초 막걸리가 출시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 있습니다.
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213273&sc=naver&kind=menu_code&keys=25

그렇지만 아무래도 배다리 술도가의 스테디 셀러는 사진에 보이는 생 배다리 막걸리 입니다. 맛이 가볍고 산뜻하면서도 적당히 무게감이 있어서 인기가 있습니다.

이 배다리 막걸리는, '개량누룩'을 쓰는 대표적인 막걸리입니다. 예전 포스팅을 유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무언가를 발견하셨을 겁니다. 막걸리에 소맥분 10%가 들어갔다는 언급이 있지요. 그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습니다. 이것은 그냥 쌀 90에 밀가루 10 비율로 막걸리를 만들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라벨을 잘 살펴보면 '입국용 소맥'이라고 씌여있지요. 그 10%의 소맥으로는 '입국'을 만들었다는 소립니다.

전에 말했다시피 입국이란 '가루 누룩'입니다. 종국균을 인공적으로 뿌려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입국은 '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일본에서 사케를 만들때에는 찐 쌀에다 종국균을 뿌려서 입국을 만듭니다. 반면에 한국의 전통 누룩을 만들때에는 '밀'을 빻아서 덩어리로 만들어 자연 발효 시키지요.

소맥으로 입국을 만들었다는 것은, 한마디로 양쪽의 방식을 짬뽕했다는 의미입니다. 원료는 '밀'인데, 거기에 종국균을 뿌려서 입국을 만든겁니다. 이걸 '개량 누룩'이라고 부릅니다. 일본에는 없는, '한국화된 입국'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니까 당연히 양쪽의 특성이 모두 나타납니다.

예컨데, 자연발효 시에는 여러가지 균들이 달라붙어서 복합적인 맛이 나는 반면에, 종국을 사용할 경우에는 오직 한가지 균(보통 '아스퍼질러스 오리재'라는 균을 사용합니다.)만이 사용되니까 맛이 더 깔끔합니다. 개량 누룩은 그런 입국의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밀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통 누룩처럼 노르스름하면서도 질감이 있는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앞에 말한 배다리 막걸리의 특성이 가능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가볍고 산뜻하면서도, 적당히 무게감이 있다.' 개량누룩은 전통누룩과 쌀 입국의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매사가 그렇듯이, 개량누룩은 양날의 칼입니다. 전통누룩의 복합적인 맛과 질감(송명섭, 산성)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살짝 가볍겠지요. 또한 쌀 입국의 깔끔한 느낌을 원하는 사람(서울 장수)에게는 좀 무겁습니다. 그러니 '이도저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개량누룩을 사용하는 막걸리 역시 한국 막걸리의 커다란 한 파트인건 확실합니다. 지방 막걸리 중에는 개량 누룩을 쓰는 막걸리가 꽤 많습니다. 게다가 이 제 3의 영역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개량누룩을 사용한다는 것은, 전통 누룩의 재료인 밀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입국의 합리성을 가져가겠다는 의미입니다. 어쩌면 전통 누룩이 현대화 되면서 거쳐야할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한국 양조장의 고민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충분히 좋은 방식입니다. 배다리 술도가는 그걸 택한거지요. 

배다리 술도가에서는 한 단계 윗 레벨인 '배다리 햅쌀 막걸리'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스파탐이 들어가지 않은 드라이한 막걸리입니다. 최근에 다시 업그레이드 해서 판매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병도 상당히 예쁩니다. 사실 제가 더 관심있는건 이 막걸리입니다. 또, 기사에 나온 선인장 막걸리도 있지요. 지역 농업에 많이 기여하는 막걸리라고 합니다. 4대째 계승되어오는 막걸리 양조장이 변화에 과감하다는 것은 참 고무적인 일입니다. 저는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어쩌다 마주치게 되면 한 병쯤 드셔보시는게 어떨는지...




덧. 배다리 막걸리에서 한가지 아쉬운것은, 가장 대중적인 라인의 막걸리에 미국산 쌀을 쓴다는 겁니다. 단순히 기분 문제가아닙니다. 일단 한국쌀을 써야 막걸리의 퀄리티 컨트롤이 가능하지요. 농산물 주권 문제도 얽혀 있고요. 좀 생각해볼 일입니다.


덧글

  • 삼별초 2010/08/17 23:10 # 답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양시 주변에는 대부분 배다리 막걸리를 쉽게 볼수 있더군요
    배상면이나 국순당처럼 큰 업체가 아니고 예전 유신독재 시절의 정부지원도 받는 입장이 아니니 단가를 생각하면 어쩔수 없다고 생각을 할수밖에 없네요

    그래도 다른 막걸리에 비해서 단맛이 심하지 않아서 좋더군요

    여건이 되신다면 박물관에 한번 방문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주교주라는 자가 청주도 판매를 하고 있고 동동주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둘다 괜찮죠)
    게다가 매주 일요일에는 소줏고리로 증류식 소주를 내리는 체험도 할수 있으니 술을 좋아하신다면 한번 가볼만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 (사실 박물관 자체는 별로 볼것이 없으나 1층에서 안주와 술을 직접 먹을수가 있는 부분은 마음에 들더군요 증류식 소주도 판매합니다 )
  • 필로테스 2010/08/18 00:37 #

    박물관 몇달전에 가봤습니다^^;; 방문기도 블로그에 있어요 ㅎㅎ

    근데 일요일에 소줏고리로 증류 체험을 할 수 있는건 처음 알았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소줏고리를 사용해서 증류하는 걸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 2010/08/27 14:1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필로테스 2010/08/28 22:56 #

    메일 보냈습니다 ^^
  • flowers 2010/09/07 02:10 # 삭제 답글

    막걸리도 여러가지군여, 그래도 대부분 다 맛있어보여여
  • kihyuni80 2010/12/14 10:32 # 답글

    부산금정산 막걸리를 마시고 나서 마셔본 배다리 막걸리네요.
    제 입에는 배다리 막걸리가 더 맛이 좋았습니다.
    맛있다고 막 먹다보니, 취기가 많이 올라버리긴 했지만요. ^^;;

    포스팅 보니 오랜만에 생각나네요. ㅎ
  • 필로테스 2010/12/15 18:29 #

    산성 막걸리와 비슷하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차이가 좀 있지요. 이게 좀 더 가볍고 담백하죠
  • 파란 2011/03/18 11:21 # 삭제 답글


    배다리박물관은 술 만드는 곳이 아니라 고양탁주의 여러 판매 대리점중의 하나 입니다.
    박물관에서 막걸리를 생산하는 것 처럼 알고 계신분들이 계신데
    박물관에서는 막걸리를 생산할수도 없고 생산 시설도 없읍니다
    진짜 배기 술은 고양탁주에 직접 생산 판매 하는 통일 막걸리 입니다..
  • 필로테스 2011/03/18 23:24 #

    생산시설이 박물관에 꼭 붙어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요. 고양 탁주라는 브랜드로 연결만 잘 되어 있다면, 제조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가 문제겠습니까? 말씀하신 요지는 그만큼 품질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느낌인 것 같은데, 정말 그런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군요. 배다리 막걸리는 대개 평가가 좋고 제가 마셔보기에도 괜찮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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