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에 고인 물 일상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이 도로변에 고인 물이 재앙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차가 지나가면서 행인에게 물을 튀기는 고전적인(?) 해프닝이 있지 않나. 차에서 내릴때 보면 고인 물이 강을 이뤄서 발디딜 곳이 없는 경우도 있다. 보기에도 안 좋다. 대개 쓰레기, 담배 꽁초 따위가 떠있기 십상이다.

내가 문제 삼는건, 대체 왜 저기에 물이 고이냐는 거다. 오늘 집에 오다가 찍은 저 사진을 보라. 배수구가 버젓이 있는데 그 옆에 물이 잔뜩 고여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다. 노면을 배수구 쪽으로 기울여서 만들면 물이 고이지 않고 배수구로 다 빠질것 아닌가. 그러지 않으면 대체 배수구가 무슨 소용인지. 저 부분의 콘크리트를 바를 때 물 안고이게 배수구쪽으로 기울여서 바르는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싶다. 설마, 도로 공사에 그 정도 매뉴얼도 없는 것일까?

차라리 도로변에만 물이 고였으니 저기는 양반이다.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블럭 중간에 물이 고이는 곳도 꽤 많다. 보도블럭이 편평하게 깔리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되어서 오목한 곳으로 물이 고이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다. 재수 없는 경우에는 그 웅덩이에 발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 정도면 대충대충하는 공사에 분노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런 사례를 본게 한 둘이 아니다. 도로 방음벽 이음매마다 녹물 자국이 흘러내린 걸 본 적 있는가? 피흘리는 것 같아보여서 보기에 아주 흉칙하다. 듣자 하니, 구멍을 뚫을때 나오는 쇳가루를 에어로 불어내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쇳가루가 이음매에 끼어 있다가 비오는 날이면 녹물이 되어 흘러 나온다는 거다.

굳이 '장인정신'이란 거창한 말을 쓰고 싶지 않다. 그냥, 상식적인 매뉴얼만 마련하면 되고 그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 왜 그걸 못하는 걸까.


덧글

  • 아롱이 2010/08/24 09:53 # 답글

    전 발목이 다쳐서 몇 년간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땐 정말 보도블럭이 평평하지 않으면 걷는 데 엄청난 에너지가 들었거든요. 정말 아프기도 하고요. 근데 정말 유일하게 서울 중에 강남구만...평평했어요. 슬펐습니다.
  • 필로테스 2010/08/24 12:12 #

    그러니까 결국은 예산 문제인 걸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예산 남는다고 연말마다 보도블럭을 벗기고 깔고 반복하걸 자주 보지 않습니까? 강남구 아니라도 그런 공사 연말에 꽤 많습니다.
    그럴 예산이 있으면 인력과 시간을 좀 더 들여서 물이 잘 빠지게 만들수 있을텐데요. 그게 무슨 엄청난 돈을 잡아먹는 프로젝트도 아니고...

    어쩌면 예산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매뉴얼 미비, 마인드 결여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AHYUNN 2010/08/24 10:30 # 답글

    상식은 상식이라는 이름의 허상. 실제로는 비눗방울처럼 덧없습니다.

    제 경우 원래대로라면 죽을 녀석 목숨을
    살린 경험을 인생을 살며 몇차례 겪었는데

    - 저자신이 잘나서는 아니며 제 팔자가 비비 꼬인 팔자라 -

    그중에 한놈은 저의 상식을 깨부쉈습니다.

    그 전까지 제가 가진 상식적으로는
    사람이란, 은인에 대해 보답은 못할지언정 최소 자신이 빚을 졌다는 건 인지하는 존재였는데

    제가 살려놓은 놈이 저에게 남긴 폭언은 "너를 경찰에 신고하겠다" 였지요. 저의 상식이란 참
    폭이 좁았더랬죠.
    그후로 전 인간세상에 개인의 상식이란 덧없음을 절감했습니다. 이슬과 비눗방울로 만들어진 것임을
    아픔을 통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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