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가이드 5 - 하얀연꽃 백련막걸리 misty 막걸리가이드


이름: 하얀 연꽃 백련 막걸리 misty
종류: 살균 막걸리
알콜도수: 7도
누룩: 입국(아마도)
주재료: 쌀 100%(국내산 당진 해나루 쌀)
양조장: 충남 당진군 신평 양조장
첨가물: 백련잎, 아스파탐(0.0067%)

막걸리 포탈 사이트 주로주로의 명욱님이 보내주신 막걸리. 좀 늦긴 했지만 이제야 씁니다.

백련 막걸리는 상당히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막걸리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지방 양조장의 막걸리 치고는 마케팅도 제법 신경을 써서 하고 있습니다. 일단 병이 이쁜 편이지요. 8월달에는 ‘2010 충남 농특산물 우수 디자인 컨테스트’에서 백련 막걸리가 금상을 수상했다는 기사가 있네요. 게다가 독특한 향도 있습니다. 연꽃잎을 첨가제로 넣었기 때문에, 특유의 은은한 향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마셔보면 얼른 '백련 막걸리구나'하고 알아볼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보면 '장인의 예술혼과 현대적 세련미'를 갖추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건 그냥 하는 말에 불과한게 아닙니다. 신평 양조장은 1933년에 세워졌다고 하니, 무려 77년이나 된 오래된 양조장입니다. 대를 이어 술을 만들고 있으니 나름의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겠지요. 게다가, 이 가족의 3대째 계승자는 서울에서 대기업 마케팅 부에 근무하다가 사표를 내고 양조장으로 돌아간 젊은이라고 하는군요. 막걸리 용기에서 부터 젊은 느낌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 그래서가 아닐지.

백련 막걸리에는 총 3종류가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각각 '생막걸리', '살균 막걸리', 그리고 '밀누룩을 사용한 생 막걸리'로 나누어 놓았더군요. 좋은 방법입니다. 막걸리도 이렇게 세분화 해 놓아야죠. 시중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은 흰색 플라스틱 통에 담긴 생 막걸리입니다. 입국을 사용한 것이겠죠. 하지만 오늘 제가 살펴볼 '백련 misty'는 살균 막걸리입니다. 안그래도 조만간 살균 막걸리에 대해서도 한번 포스팅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원래 그 전부터 백련 생막걸리(홈페이지에는 이 막걸리 이름을 백련 snow라고 표기해 놓았더군요. ㅋㅋ 모던한 작명센스는 좋지만 어째 좀...)는 가끔씩 마시는 편이었습니다. 맛이 부드럽고 은은한 향이 있어서 친구들이 좋아하던 막걸리입니다.


<첫번째가 가장 흔히 잡할수 있는 생막걸리 '백련 snow',
둘째가 오늘 리뷰하고 있는 '백련 misty',
셋째는 오늘 처음 봅니다면 이 양조장에서 그 전부터 만들었던 구식 막걸리 형태일 듯 싶습니다.>



 백련 미스티는 백련 생막걸리의 살균 막걸리 버전입니다. 탄산이 줄어들고 부드러움은 더 강해졌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향이 더 살죠. 마치 묽은 요구르트 같은 맛입니다.

생막걸리에는 효모가 살아서 발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탄산도 있고 트림(;;)도 나오고 하는데 반해, 살균 막걸리는 생 막걸리를 가열해서 효모를 모두 죽인(;;) 막걸리입니다. 그러니 아주 얌전한 맛이 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사케와 좀 흡사하기도 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죠. 사케는 쌀로 전국을 빚어서 두번이나 살균을 한 술이니까죠.

사실 백련이 '향'을 강조했다면, 살균 막걸리가 더 정답에 가깝습니다. '향'이 좋은 음식을 먹을 때 푹 익은 신 김치랑 먹는 것보다는 수수한 밥과 먹는 게 낫지 않습니까? 같은 이치입니다. 효모가 살아있는 생 막걸리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연잎 향이, 살균 막걸리인 백련 misty에서는 더욱 풍부하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저는 백련 막걸리 라인 중에서 가장 제대로 된 맛을 내는 것은 이 백련 misty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연잎 향에 대한 저의 의견은 좀 반반입니다. 이걸 노골적인 착향으로 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죠. 사케 중에서도 착향을 하는게 있습니다. 술이 익는 전국(지게미를 거르지 않은 단계의 혼합물)에서는 술익는 향이 아주 진하게 나는데, 그 때 나는 향을 포집해서 완성된 사케에 입히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백련도 근본적으로는 인위적인 착향이죠. 하지만 연잎이라는 자연 재료를 넣은 것이니, 허용해줄 법도 합니다. 오로지 쌀을 발효해서만 맛을 낼 것이냐, 혹은 첨가물을 사용한 것을 허용할 것이냐, 이건 그냥 개인의 가치 판단에 맞겨야 할거 같군요. 저는 말했듯이, 반반입니다. 그 다양성이 좋기도 하고, 쌀 향의 순수함이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어찌 되었건, 백련 misty는 흥미로운 술입니다. 막걸리는 '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 경향이 있는게 사실인데, 이 술은 거기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거지요. 막걸리의 저변을 넓히고 있는 좋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의론자들은 이런 걸 두고 '막걸리의 사케화' 라고 할는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런걸 '발전'이라고 부릅니다. 

롯데 호텔에서 수석 바텐더로 계시는 이석현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이 막걸리를 이용한 칵테일을 몇 종류 개발했는데, 그 베이스가 되는게 대부분 이 '백련' 막걸리입니다. (거기에 쓰이는건 생막걸리이긴 합니다만) 그 분 왈, '향'이 있는 막걸리이기 때문에 칵테일에도 쓰기 좋더라는 겁니다. 그런 막걸리는 이제껏 없었지요. 최소한 막걸리라는 개념의 폭이 넓어진건 사실입니다.

게다가 용기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 보여서 기분이 좋습니다. 대기업에서 일하던 젊은 친구가 양조장을 이어 받아서 일하고있다는 뒷이야기도 뿌듯하고요. 전체적으로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함께 아우르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첫번째 막걸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도에만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술자체의 퀄리티도 좋습니다. 백련 misty는 청와대 만찬주로도 지정된 바 있습니다. 술집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게 좀 아쉽긴 합니다면, 몇번이고 더 마셔보고 싶은 술입니다.







덧.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에 대해. '생막걸리는 효모가 살아있는 좋은 술이고, 살균 막걸리 생명력이 없는 더 나쁜 술'이라는 착각을 하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사실 사케나 와인 등 세계적인 술은 전부 살균을 합니다. 효모를 살려둔 상태에서 마시는 막걸리는 어찌보면 그 지역내에서 소비되는, '날 것'의 느낌이 나는 거친 술에 가깝습니다. '살균' 단계를 뺀 술이죠. 생막걸리의 유통기한이 짧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살균 막걸리의 유통기한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됩니다.

덧글

  • 검투사 2010/09/21 18:04 # 답글

    예전에 고 이규태 선생께서 "곧 있을 88올림픽 때 외국 손님들에게 내놓을 우리 술이 없어 난리라는데, 자스민 막걸리를 권하고 싶다"라고 쓰신 게 생각나는군요. -ㅅ- 기왕 먹는 거 맛있게 먹는 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
  • 필로테스 2010/09/21 23:52 #

    ㅋㅋㅋ 이규태 선생은 대체 어디서 자스민 막걸리같이 실험적인 걸(?) 드셔보신 건지... 저는 개인적으로는 순수하게 쌀을 발효시켜서 풍부한 향을 내는 막걸리가 최상급이라고 생각합니만, 자스민이나 연잎 등의 향을 넣은 막걸리도 나름대로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bluexmas 2010/09/21 21:14 # 답글

    글 잘 읽었습니다. 혹시 아스파탐을 넣지 않은 막걸리가 있는지요? 막걸리를 즐겨보고 싶은데 아스파탐 단맛은 영 못마땅해서 찾아봐도 제 눈에는 잘 뜨이지 않습니다.
  • 필로테스 2010/09/21 23:47 #

    일단 제가 막걸리 가이드에 처음으로 쓴 '송명섭 막걸리'가 있습니다. 아스파탐을 쓰지 않은 드라이한 막걸리입니다. 또 '배다리 햅쌀 막걸리'라고 해서 배다리 막걸리의 고급 라벨이 있는데 그것도 아스파탐이 안들어갑니다. 배혜정 누룩 도가에서 나오는 '부자', 인삼이 첨가물로 들어간 '미인' , 그리고 '자희향'이라는 탁주도 아스파탐이 안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두 소개할 예정입니다.
  • 2010/09/27 11: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필로테스 2010/09/28 19:23 #

    사실 리뷰 쓰고 바로 메일도 보냈어야 했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워낙 게을러서 ㅠㅠ
    저도 키키자케시 공부를 좀 해볼까 했던적도 있었지요 ^^ 암튼 명욱님 여러모로 참 수고 많으십니다.
    전통주 꼭 번영했으면 좋겠습니다.
  • 2010/10/01 09: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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